멕시코 경찰, 美 대사관 직원에 총격

입력 2012-08-26 20:20

멕시코 연방 경찰이 미국 대사관 직원 2명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해 미국과 멕시코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 멕시코 당국은 처음엔 이들을 공격한 당사자가 괴한이라고 발표했다가 나중에 자국 경찰로 정정 발표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멕시코시티와 중부 쿠에르나바카를 연결하는 2차로 고속도로 인근 비포장도로에서 경찰 총격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한 미 대사관 직원 1명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다른 1명은 복부와 손에 총을 맞았다. 이 차량에는 멕시코 해군 대위 1명도 탑승해 있었으나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총격 장소는 예전에 마약 갱과 범죄자, 좌익 반군 등의 활동이 잦았던 산악지대다.

멕시코 검찰은 당초 4대의 차량에 탄 괴한들이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발표했으나 하루가 지난 뒤 검찰 대변인은 총격을 가한 당사자들은 모두 연방 경찰이라고 정정했다. 멕시코 경찰은 당시 범죄자들을 찾고 있었다고만 밝혔다. 총격을 가한 경찰관 12명은 현재 구금상태다.

사고 발생 12시간 뒤 멕시코 주재 미 대사관 측은 단순한 실수라고 말하면서도 ‘습격’에 의한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멕시코 당국의 사건 처리를 의심하는 눈치다.

멕시코신문 레포르마는 대사관 차량에 함께 탑승했던 해군 대위를 인용해 당시 SUV 차량이 (우발적인 것이 아닌) 확실히 공격의 타깃이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관리들에 따르면 당시 미 대사관 차량 뒤에 차량 1대가 붙어 무기를 들이대며 위협했다. 이에 대사관 차량 운전자는 이를 피하려 했지만 3대의 다른 차량이 가세해 수십발의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사관 차량이 이들에게 쫓기던 중 경찰과 군인들이 도로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게 멕시코 관리들의 설명이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