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 사는 황강·북한강 ‘우수’…가평천도 ‘최적’

입력 2012-08-27 00:46


환경부, 5대강 권역 880개 지점 동시조사

5대강의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 결과 섬진강이 가장 좋고 한강과 낙동강이 그 다음, 금강과 영산강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5대강의 본류와 지류를 망라한 880개 지점의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를 벌인 결과 5대강의 대권역이 모두 4등급 중 B등급인 ‘양호’ 판정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는 그동안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일변도의 수질 관리에서 벗어나 생물종의 다양성, 풍부도 및 서식 환경의 건강성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조류(藻類), 저서생물, 어류, 서식수변환경 등 총 4개 분야 점수를 합산해 통합지수를 만든다.

지수 측정 결과 수생태계 건강성의 격차는 컸다. 통합지수 평균은 섬진강 권역 65.0, 한강 56.8, 낙동강 53.5, 금강 52.0, 영산강 51.2였다. 통합지수가 75 이상이면 ‘최적’(A등급), 50 이상이면 ‘양호’(B), 25 이상이면 ‘보통’(C), 그 이하면 ‘불량’(D)에 해당된다. 지난해 전체 880개 지점 가운데 A급은 12.4%, B급 52.0%, C급 29.3%, D급 6.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4대강 공사가 완료되기 전인 지난해 4~5월, 9~10월 4개월간 전문가 250여명이 투입돼 실시됐다.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는 2007년부터 매년 시행되면서 조사 지점을 점차 확대해 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강 가평천의 경우 한국강도래, 참갈겨니 등 A급 지표생물이 살고 있다. 섬진강에는 수달이 많이 살고 물놀이나 천렵이 활발하다. 낙동강 지류인 경남 거창읍 황강은 쉬리, 참갈겨니가 살고 있어 가평천과 마찬가지로 4개 분야 모두 A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낙동강 하류인 부산 학장천의 경우 BOD는 7.8 ppm으로 ‘약간나쁨’ 수준이지만, 수생태계 4개 분야 모두 D급 판정을 받았다. 한강 본류 역시 강변 개발이 많이 이뤄졌고, 인공 제방이 들어서서 서식환경이 좋지 않다. 한강수계 굴포천은 BOD 9.5 ppm(나쁨)에 수생태계 4개 분야 모두 D급이었다.

조사를 총괄한 건국대 황순진 교수는 “한강의 상류인 북한강과 섬진강 본류 구간은 매우 좋고, 남한강과 낙동강도 괜찮은 편이지만 한강 본류와 금강은 안 좋고, 영산강은 매우 안 좋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북한강은 고도가 높고 산림이 우거져 수생태계가 매우 건강하다”며 “섬진강은 물이 맑고 수변 환경과 생물상도 좋다”고 말했다.

금강과 영산강은 본류와 지류가 모두 평균 이하였다. 오염된 환경에서 생존능력이 뛰어난 붕어가 많은 편이고, 오염된 수계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실지렁이, 환경 교란에 내성이 있는 피라미가 일부 분포하고 있다. 이들 강은 하구언으로 막혀 있는 데다 곳곳의 산업단지와 축사 및 생활하수로 인해 오염이 심한 편이다. 영산강의 경우 BOD와 수생태계가 가장 좋은 담양군 용연리 상류도 어류와 서식 수변 환경은 B등급에 그쳤다.

황 교수는 “기존 BOD 중심의 수질 관리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오염물질만이 아니라 개발사업, 인공 구조물, 외래종 등 오염 및 인위적 개입행위 모두를 수질관리 대상으로 삼기 위해 수생태계 건강성 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BOD가 매우 좋으면 수생태계도 건강하지만 BOD 2등급(좋음) 이상이라도 수생태계 통합지수 B급(양호) 이상에 해당되는 경우는 약 6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