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의 역설… 中企적합업종 선정후 대기업 점유율 오히려 상승
입력 2012-08-26 22:07
포장용 두부 제조업이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됐지만 대기업 점유율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올해 상반기 포장두부 소매시장 점유율(AC닐슨 자료 기준)은 각각 48.2%와 28.6%로 총 76.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6% 포인트, 상반기보다는 0.7% 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 이후 오히려 대기업 점유율이 올라간 것이어서 동반성장위의 권고안이 실질적인 효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동반성장위는 지난해 11월 포장두부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점차 늘리기 위해 대기업은 현재 수준 내에서 사업 확장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중소 두부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적합업종 선정 이후에도 대규모 마케팅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시장 장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혜택은 거의 없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대기업 측은 “해당 자료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일 뿐”이라며 “기업 간 거래(B2B)에서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동반성장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동반위 권고에 따라 연 40억원 매출을 올리던 대형 판두부 시장에서 즉각 철수했고, 동반성장 전용 브랜드 ‘즐거운 동행’을 출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벌여 화제가 된 가공두부에 대해서도 대·중소기업 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대기업 측은 “포장두부와 가공두부는 구분된 시장이어서 시장을 잠식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 중소기업 측은 “기존 두부 수요를 빼앗아 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