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비싼 것 쓸 필요없네… 성능은 같은데 값은 최대 9배 차이
입력 2012-08-26 22:00
리모컨이나 디지털 도어록처럼 에너지 소모가 많지 않은 제품에는 굳이 비싼 일회용 건전지를 쓸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제품별로 최대 9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소비자원에 의뢰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AA 사이즈 건전지 12개(알카라인 11개, 리튬 1개)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한 결과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 건전지 1개 가격은 2725원으로 가장 싼 ‘테스코 파워하이테크’(300원)보다 9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차에 비해 성능 면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았다. 리모컨이나 도어록에 사용하는 ‘저율방전’ 조건에서 최대 용량인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3205㎃h)과 최소 용량인 ‘로케트 파워’(2059㎃h)의 성능 차이는 1.56배밖에 나지 않았다. 1㎃h는 전류 1㎃로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건전지 용량을 말한다. 이번 실험은 에너지 소모가 적은 저율방전과 소모가 많은 디지털카메라에 쓰는 ‘고율방전’, 소모가 중간쯤인 전동 장난감에 쓰는 ‘중율방전’으로 조건을 나눠 진행됐다.
반면 고율방전에서는 용량 차가 컸다. 로케트 파워가 400㎃h인 반면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은 3000㎃h를 기록해 7.5배 차가 났다. 12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리튬전지인 에너자이저 얼티메이트 리튬이 고율방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조경록 소비자원 기계전기팀장은 “용도에 따라 저율방전에서는 건전지 가격을 우선 고려하고 고율방전에서는 성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