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족적 남기고 天上에 ‘착륙’하다… 美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타계

입력 2012-08-26 19:42

“이것은 한 인간에게 작은 첫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56분(미국시간) 흰 우주복과 헬멧 차림의 닐 암스트롱(사진)은 아폴로 11호를 타고 가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디며 이렇게 말했다. 잠시 후 착륙선 트랩을 내려온 동료 에드윈 올드린과 함께 암스트롱은 지구의 6분 1에 불과한 중력 때문에 캥거루처럼 달 표면에서 껑충껑충 뛰었다. 이 모습을 전 세계에서 5억2800만명이 TV로 지켜봤다.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이룬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별세했다고 미 NBC방송, AP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2세.

암스트롱은 최근 관상동맥 협착 증세가 발견돼 이달 초 심장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인해 눈을 감았다고 가족은 설명했다.

오하이오주 워퍼코네타에서 태어난 암스트롱은 10대에 비행사 자격증을 따는 등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비행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고, 퍼듀대학에서도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 해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에 참전, 78차례의 전투비행 임무를 수행하고 1952년 8월 전역했다.

특히 그는 한국전 당시 서울 수복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에서 돌아온 그는 다시 대학에 들어가 1955년 졸업장을 받은 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비행사의 길을 걷게 된다.

암스트롱은 과묵하고 겸손한 것으로 유명했다. 달 표면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을 우연이라고 여긴 그는 ‘영웅’ 칭호와 세상의 관심을 불편해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암스트롱은 그의 시대뿐 아니라 미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영웅 가운데 한 명”이라며 “(아내) 미셸과 나는 그의 별세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말했다.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올드린은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자 내가 아는 최고 비행사의 타계를 다른 수백만명과 함께 추모한다”는 내용의 애도 성명을 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