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파행] 文 제주·울산서 과반 득표…非文은 울산 연설회 보이콧
입력 2012-08-27 00:43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이 출발 이틀 만에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주자들이 합동연설회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제1야당 후보 선출에 대한 공신력 훼손은 물론, 향후 대선 국면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제주, 울산 경선에서 주말 2연승을 거두며 ‘대세론’ 확산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 경선 주자 중 문 고문을 제외한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3인은 26일 핵심인 모바일 투표 방식에 반발해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합동연설회에 전격 불참했다. 이들은 긴급회동해 “공정한 경선을 위해 새로운 경선관리 체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손 고문 측 김유정 대변인이 밝혔다.
세 주자들은 모바일 투표 때 마지막 주자의 이름까지 다 듣지 않고 지지후보에게 투표한 뒤 중간에 전화를 끊을 경우 아예 기권 처리하는 규정 때문에 마지막 번호(4번)인 문 고문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 이 영향으로 제주와 울산의 모바일 투표율도 각각 58.6%, 68.6%로 역대 모바일 투표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오전에 회의를 열어 제주·울산지역 재검표, 추후 모바일투표 시 기권표 안내 강화, 후보 호명순서 순환 설문 등을 제시했으나 세 주자는 거부했다. 당 선관위는 오후 11시 각 주자 대리인을 불러 개최한 심야회의에서 사태 해결 방안을 다시 논의하는 등 조기 봉합을 시도했다.
당 선관위는 울산 경선에서 합동연설회는 생략했지만, 대의원 현장투표를 강행해 이미 실시한 모바일투표 등을 합쳐 득표율을 발표했다. 문 고문은 전날 제주에 이어 울산에서도 과반 득표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문 고문의 누계 득표는 1만6974표(57.3%)로 2위 김 전 지사(5997표·20.2%)를 3배 가까운 격차로 앞섰다. 기존 대세론이 실제 경선 결과로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 4위는 손 고문(5287표·17.9%)과 정 고문(1352표·4.6%)이었다.
민주당 경선 파행에 대해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투표가 설계됐다면 부정 투표에 버금가는 일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유동근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