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파행] 文, 모바일 표심 업고 2연승…대세론 확산 시동

입력 2012-08-27 00:45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1차(제주) 경선에 이어 2차(울산)에서도 문재인 상임고문이 압도적 표차로 승리하면서 ‘대세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모바일투표에서 불거진 경선 룰 논란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1, 2위 격차가 좁혀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문 고문이 2연승을 거두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모바일 표심’이다. 25일 제주 경선 개표 결과 전체 득표율 59.8%로 1위를 한 문 고문의 모바일 득표는 1만1701표였다. 득표율 20.7%로 2위를 차지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모바일투표에서 3963표에 그쳐 1위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3, 4위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정세균 상임고문도 모바일 선거인단에선 각각 2739표와 942표를 얻는 데 그쳤다. 26일 울산 경선도 마찬가지였다. 경남 출신 김 전 지사가 맹추격했으나 모바일투표에서 1745표 차이로 뒤지며 문 고문에게 1위를 내줬다.

대의원 표심은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 전 지사는 제주 대의원 순회투표에서 71표를 얻어 문 고문(21표)과 손 고문(52표)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당원들이 주로 참여한 제주·울산 현장 투표소투표에서 1위를 한 문 고문과 나머지 후보의 득표율 차이도 모바일 투표에서처럼 3∼5배까지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거인단 규모가 워낙 작아 이들의 선택은 경선 흐름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캠프 인사는 “모바일 참여도가 높아질수록 국민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모바일 표심이 앞으로 남은 11차례 경선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충북, 전북, 인천 등에서도 모바일투표 선거인단이 전체의 70∼90%를 차지한다.

하지만 문 고문이 과반 득표를 통해 결선 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들이 제기한 ‘4번까지 듣지 않고 중도에 후보를 선택하면 기권으로 처리된다’는 주장이 맞다면 무효표는 대부분 비문 3인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고문 측은 “현재 모바일 투표율은 제주와 울산이 각각 58.6%, 68.6%인데, 재검표 혹은 재투표를 해서 투표율이 80%까지 올라도 대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향후 각 캠프 전략도 지역조직 다지기에서 적극적인 모바일 표심 공략으로 바뀌리라 전망된다. 당 관계자는 “각 캠프가 몇천명에서 1만명까지 선거인단을 모집했다며 1등을 자신했지만 어렵게 모집한 선거인단이 실제 투표에서는 다른 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