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파행] 고성·욕설·연좌농성·추락사고까지… 울산 경선 ‘난장 프라이머리’
입력 2012-08-26 19:13
민주통합당 오픈프라이머리가 ‘난장 프라이머리’가 됐다. 민주당 울산 경선은 ‘룰 문제’로 후보자 연설이 취소되면서 기대했던 흥행은커녕 파행으로 얼룩졌다. 울산 경선은 수화, 대중가요 등 엉뚱한 사전행사로 대부분 시간을 채웠고 개회 선언 이후에도 고성과 욕설이 이어졌다.
26일 오후 2시 울산 종하체육관은 경선 개회 예정 시간이 지났음에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체육관은 대부분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로 채워졌다. 당원과 대의원 자리는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체육관 밖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손학규 상임고문 지지자 20여명은 체육관 앞 계단에 앉아 모바일 투표 수정을 요구하며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50대로 보이는 여성 지지자는 “문재인 추대하나. 우리가 밥이가”라고 외쳤다. 다른 여성 지지자도 “집에 가자. 뭐하러 여기 있노”라며 항의했다. 이후 손 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세균 상임고문 지지자 100여명은 체육관 밖에서 함께 농성하며 ‘아리랑목동’ 등을 불렀다.
예정보다 2시간여 늦어진 오후 4시10분쯤 임채정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가까스로 개회선언을 했다. 그러나 비문 후보 지지자들은 욕설을 쏟아내며 항의했다. 임 위원장이 “진정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이들은 “내려와라” “이게 선거냐” “동네 이장 뽑냐”며 반발했다. 한 50대 여성은 단상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후 대의원 투표는 거센 반발 속에 파행적으로 진행됐다. 개표가 시작된 오후 5시10분 이후에는 대다수 참가자들이 체육관을 빠져나가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해찬 대표는 봉변을 당할 뻔했다. 오후 2시20분쯤 이 대표가 체육관에 들어서자 한 50대 남성이 “야. 이○○야, 당을 망치고 있어”라고 절규하며 달려들다 당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다. 이 와중에도 식전 행사를 맡은 울산대 기타 동아리 학생들은 김광석의 ‘일어나’를 부르고, 대학생들은 대중가요에 맞춰 수화를 하는 등 ‘블랙 코미디’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또 한 참가자가 체육관의 2m 높이 단상에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참가자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울산=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