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 활시위 놓는 순간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전문가들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다

입력 2012-08-26 18:36


“예전엔 DSLR 카메라를 꼭 가지고 다녔는데, 이제는 웬만하면 안 가져가요.”

유명 사진작가 김한준씨는 최근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포토에세이집을 출간했다. ‘20살 아이유의 감성 사진 놀이’라는 제목의 포토에세이집에서 아이유는 장소에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김 작가가 아이유의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장비는 삼성전자 ‘갤럭시S3’였다.

그는 26일 “특별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 가지고 촬영했다”면서 “보정 작업도 포토샵으로 톤 만 살짝 만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처럼 최근 전문가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작업용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기자도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취재 현장에서 무거운 DSLR과 망원렌즈 대신 스마트폰 장비를 들었다.

얼마 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사진기자 댄 청은 가디언 홈페이지에 스마트폰으로만 취재한 런던올림픽 사진을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댄 청의 아이폰4s는 기보배가 활시위를 놓는 순간의 긴장감까지 놓치지 않았다. 싱크로나이즈 선수들이 일제히 물속에 뛰어 드는 순간 생기는 포말의 생동감도 그대로 표현됐다.

이처럼 셀프카메라(셀카)나 찍던 스마트폰 카메라를 전문가들이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의 진보 덕분이었다.

기존 500만 화소였던 스마트폰 카메라는 800만 화소 이상으로 진화했다. 지난달 팬텍은 1300만 화소 카메라 기능을 갖춘 롱텀에볼루션(LTE)폰 ‘베가S5’를 내놓기도 했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미국에서 41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808퓨어뷰’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 작가는 “예전엔 화소가 떨어져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확대할 경우 이미지가 깨졌다”면서 “하지만 800만 화소가 되면서 이제는 인화까지 가능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스마트폰 사진으로 전시회를 여는 작가들도 생겨났다. 여기에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의 기능까지 전문가 수준으로 나오면서 사진의 질은 더 높아지고 있다. 댄 청도 4.99달러짜리 ‘스냅시드’라는 앱으로 사진을 보정한 뒤 바로 홈페이지에 올렸다.

물론 단점은 있다. 대개의 스마트폰 카메라는 렌즈를 교환할 수 없고 조리개나 셔터스피드 조작도 제한적이다. 또 단말기 무게가 가볍고 크기도 작아 손떨림도 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 작가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신의 감각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장비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