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뛰어나다, 그래서 탐난다…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 인기 급상승
입력 2012-08-26 18:36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향상되고, 일반인들도 쉽게 조작이 가능한 보급형 DSLR 카메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볍다! 작다! 휴대가 편하다! 성능도 좋다!=미러리스는 말 그대로 카메라에 빛을 받아들이고 굴절시켜 상을 맺게 하는 반사거울과 펜타프리즘(빛 90도로 굴절시켜주는 프리즘)이 없는 카메라다.
그러다보니 가볍고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리하다. 대신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은 직접 카메라 내부의 이미지센서에 전달돼 LCD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 ‘똑딱이’ 콤팩트 카메라에서 진화한 ‘하이앤드급 카메라’와 더불어 DSLR에 견줄 만한 성능을 자랑한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급성장 중=미러리스 카메라가 성능과 휴대성면에서 젊은층과 여성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국내 미러리스 시장 규모는 2009년 6586대에서 지난해 12만 3871대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미러리스 시장도 2011년 200만대에서 2012년 550만대로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국내 카메라 시장의 20% 정도를 미러리스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의 업체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소니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6.7%. 그 뒤를 삼성전자(31.3%), 올림푸스(25.4%), 파나소닉과 니콘이 따르고 있다.
◇DSLR의 강자들, 미러리스 넘보다=하지만 이러한 시장 판도도 ‘전통의 카메라 강호’들이 등장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DSLR과 콤팩트 카메라만 생산해 온 캐논이 지난달 말 처음으로 미러리스 카메라 ‘EOS M’을 공개하고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캐논은 철저하게 DSLR의 강자 입장에서 미러리스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EOS M은 DSLR카메라 EOS650D에서 쓰던 APS-C센서 등 다수 기능을 그대로 차용했다. 캐논은 미러리스가 하이앤드와 DSLR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오히려 DSLR 판매 수요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 카메라업계 관계자는 “국내 미러리스 시장에서 캐논의 점유율이 당장 10% 이상은 문제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캐논에 이어 니콘도 다음달 출시할 ‘니콘1 J2’를 지난 9일 공개했다. J2는 유효 화소수 10.1메가픽셀의 CX포맷 CMOS센서와 DSLR ‘D4’와 ‘D800’과 동등한 화상 처리 엔진인 ‘엑스피드(EXPEED)3’를 탑재하며 지난해 저사양 탑재로 반토막 가격, 저조한 판매를 기록했던 J1의 악몽을 떨치려 하고 있다. 캐논의 EOS M이 고사양을 장착하고 J2에서 니콘이 사양 업그레이드를 한 것도 J1 실패의 교훈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미러리스 1위 소니, 렌즈교환식 2위가 목표=미러리스만 놓고 보면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소니가 최근 DSLR 강자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콤팩트 카메라시장에서 고전했던 소니는 틈새시장인 미러리스 공략에 성공했지만 캐논과 니콘이 미러리스까지 눈독을 들이며 시장 사수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소니는 올초 미러리스 최초의 플래그십 모델 ‘NEX-7’을 출시하고 최근에는 셀프 촬영이 가능한 ‘NEX-F3’을 내놓으며 공세에 맞서고 있다. 이인식 소니코리아 컨슈머프로덕트 부문 사장은 지난 5월 NEX-F3 발표회에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DSLR+미러리스)에서 확고한 2위 자리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니콘에 1%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삼성’은 역시 ‘스마트’ 전략=국내 미러리스 업계 2위 삼성전자는 무선통신기기에 대한 강점을 살려 미러리스 카메라 또한 ‘스마트 모바일 기기’로 간주해 마케팅 전략과 스마트 기술 접목을 추구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유럽 순방 마치고 “갤럭시와 삼성카메라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NX1000’를 출시하고 와이파이를 기본 내장해 일상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카메라에서 바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이메일을 통해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장착된 미러리스 카메라도 이달 말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OS 장착으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카메라에서 구현하고 찍은 사진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