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용품 판매 크게 늘었다… “오래된 친구 만나기도 겁나”
입력 2012-08-24 18:57
도심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난동’이 잇따르면서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만일의 경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호신용품을 찾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24일 한 누리꾼은 인터넷 게시판에 “묻지마 범죄가 나에게도 일어날까 두렵다”며 “카드 회사에서 연락 없이 사은품을 보냈는데 택배 기사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쳐다보면 가방으로 몸을 가리게 된다”며 “언제 칼부림이 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32)씨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건 물론이고 오래된 친구도 못 만나겠다”며 불안해했다. 정씨는 지난 22일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 있었다. 정씨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섬뜩하다”며 “2년 만에 친구가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을 해와 만나자고 했는데 불안해서 약속을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묻지마 범죄 공포증’이 퍼지면서 호신용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경우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호신용품 매출이 직전 일주일보다 80%가량 늘었다. 쇼핑몰 옥션도 호신용품 판매가 최근 일주일 새 23%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G마켓에서도 최근 2주 동안 호신용품 판매율이 급증했다. 한 호신용품 전문 업체 관계자는 “혼자 사는 여성이나 어린아이를 위한 호신용품이 주로 팔렸는데 성인 남성들도 어떤 제품이 좋은지 물어보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최근 흉기 난동 사건 이후에 문의 전화가 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유나 김미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