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한국이 독도 불법 점거”

입력 2012-08-24 22:05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24일 독도 문제에 대해 “한국에 의해 불법 점거됐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한 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도 “불법적으로 상륙했다”고 비난했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총리의 독도 불법점거 주장은 처음이다.

노다 총리는 이후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독도 등 (일본의) 고유영토 주권 확보를 위해 자신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주권을 침해하는 사안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러우며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의연하고 냉정, 침착하게 불퇴전의 결의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도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며 “법과 정의에 입각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해결하는 것이 왕도”라고 덧붙였다.

일본 중의원(하원)은 본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발언에 항의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한국이 일본의 고유영토인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불법 점거했다”며 점거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일본 국회의 독도 관련 결의는 1953년 이후 59년 만이다.

우리 정부는 노다 총리 회견에 대해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의 고유영토인 독도에 대해 (일본 총리가)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본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와 힘을 합쳐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일본 국회 결의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남혁상 이성규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