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요?” “아니, 절반만 채워주세요”… 서민들 기름넣기 덜덜

입력 2012-08-24 18:50


요즘 주유소에선 가득 채워 달라는 주문을 듣기 힘들다. 장기 불황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데 반해 실소득은 작아지자 상당수 운전자가 주유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소비자원은 주유소 이용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 운전자 1000명의 주유 행태를 조사한 결과, 운전자는 10명 가운데 7명꼴로 주유할 때 연료탱크의 절반 이하로 기름을 넣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회 평균 주유금액을 보면 728명(72.8%)이 3만∼6만원을 꼽았고 168명(16.8%)은 6만∼9만원, 85명(8.5%)은 9만원 이상이다. 2000㏄급 쏘나타에 기름을 가득 채우면 12만원, 1800㏄급 아반테는 10만여원이 든다. 따라서 운전자의 70% 이상이 주유할 때 연료탱크의 절반 이하로 기름을 넣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 대상자의 45.6%는 특정업체 주유소를 택한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거리(24.2%), 마일리지(10.4%), 브랜드(6.6%), 세차 시설(2.2%)이 뒤를 이었다. 집에서 가까우면서 가격이 싸고 부가서비스가 좋은 데를 골라간다는 의미다. 셀프주유소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1.3%에 달했다. 차량 연료는 보통 휘발유가 68%로 가장 많았고 경유(14.9%), 고급 휘발유(10%), LPG(7.1%) 순이었다. 직영 주유소 이용이 52.5%에 달했고 자영 주유소는 18.7%에 그쳤다.

소비자가 평가한 주유소 이용 만족도는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에너지, S-OIL 모두 보통수준인 ‘B’ 등급이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