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며칠만에 보니 이산가족 만난 기분”… 경선주자와 오찬회동

입력 2012-08-24 18:47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가족’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당내 비박(非朴·비박근혜) 세력 끌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박 후보는 24일 경선을 함께 치른 김문수 경기지사,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이 돼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오찬은 시종 화기애애했다. 박 후보가 먼저 “(경선 당시) 매일 보다가 며칠 만에 보니 이산가족을 만난 것 같다”며 분위기를 띄우자, 김 지사는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이 있다”며 화답했다. 김 의원도 “(경선 당시 비판은) 박 후보가 미워서 한 얘기가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경선 기간 쏟아진 이야기를 후보가 다 끌어안고 가겠다는 자리 아닌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박 후보는 “참 표현을 잘 하신다. 맞다”고 했다.

이어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박 후보와 비박 주자들은 대선 과정에서 각자 맡을 역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일 대변인은 “박 후보가 안 전 시장에게 경선 기간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만큼 국민행복위원회에 참여해 관련 분야를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20∼40대 외연 확대 방안, 임 전 실장은 남북문제를 각각 조언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김영삼 전 대통령 예방을 높이 평가하며 “용기를 내라”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박 주자들의 선거대책위원회 참여 가능성에 대해 “의논을 하겠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박 후보의 당내 비박 인사 포용 의지가 확실해짐에 따라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며 경선에 불참했던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을 향한 ‘러브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정 전 대표는 ‘박 후보의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당이 역사적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발전에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