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매칭학교’ 운영 공광승 목사 “기도하면 하나님이 맺어주십니다”
입력 2012-08-24 17:42
“Matching of God(하나님이 중매해주신다). 이것이 싱글매칭학교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만남과 관계는 하나님이 주관하시기 때문입니다.”
서울 올림픽로 정신여고 안에 있는 주님의교회(담임 박원호 목사) 가정사역 담당 공광승(44) 목사의 말이다. 공 목사는 결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노력하는 기독 젊은이들을 잇기 위해 2009년 이 사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년에 3회 열리는 싱글매칭학교는 현재 9기까지 진행됐다. 교회와 교단에 관계없이 목회자 추천과 인터뷰를 통해 전국의 30대 20쌍을 접수받아 한달 동안 1인당 20명의 파트너를 만나도록 한다. 결혼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된 30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결혼에 이르는 커플이 2∼3쌍에 달할 정도로 성혼율이 높다.
20·30대 청년을 담당하던 공 목사는 ‘결혼을 위해 기도하는데 응답이 안된다’는 미혼 성도들의 고민을 듣고 이를 자신의 기도제목으로 삼았다. 그는 “기도해라.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기도하면 역사는 일어난다”는 확신에 가득 차있다. “결혼을 위해 기도하는 청년들을 모아보라”란 하나님의 응답을 듣고 시작한 사역이 3년을 넘겼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지만 규칙은 엄격하다. 지각이나 결석자는 바로 탈락이다. 한 사람이 빠지면 파트너 한 사람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최소한의 참가비를 받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4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 첫날엔 ‘주님 이 사람입니까’라는 제목으로 먼저 기도하게 한다. 추천 목회자, 가족 이외의 중보기도자를 세우고 부모와 스태프가 기도하고 당사자들은 새벽기도를 한다. 본인의 기도 분량이 가장 많고 중요하므로 새벽기도를 시킨다.
이어 첫 번째 파트너를 정해준 뒤 자기소개를 하고 둘만의 만남을 갖도록 한다. 데이트 비용은 각자 지불하는 것이 원칙. 만남 후에는 인터넷 카페에 인증샷과 후기를 올려야 한다. 후기에 달린 댓글로 집단상담을 받게 한다. 둘째주가 되기 전 필독서 2권의 독후감을 올리게 하는 규정도 있다.
둘째주에는 등산, 셋째주에는 결혼준비 특강과 포크댄스가 있다. 넷째주는 1박2일로 진행되며 요리를 만들어 부모님을 초대한다.
공 목사의 고민은 젊은 남성 크리스천이 너무 부족해 남녀 비율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궁여지책으로 남성에 한해 참가자의 10%는 믿지 않는 사람에게 개방했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믿게 되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그는 “싱글매칭학교의 매칭 성공률은 평균 50%에 달할 정도로 엄청 높다”며 “비록 만남이 성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성령을 통해 결혼관과 이성관이 다듬어지는 효과도 있는 만큼 한국 교회 성도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9월 15일부터 10월 6일까지 진행되는 10기는 최초의 재혼 프로그램이다. 45세 이하 기독 남녀 중 재혼자, 재혼자와도 결혼 가능한 초혼자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공 목사는 “한국 교회가 결혼을 개인의 기도제목으로 생각해 적극 나서지 않는다”며 “교회가 연대해 만날 수 있는 장소와 환경만 제공해도 보다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