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분노 진정엔 눈물이 ‘명약’ 울고 또 울어라”

입력 2012-08-24 17:55


10개월 전 차량접촉 사고 처리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사람이 살해된 사건이 이달 초 발생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접촉 사고 이후 계속 억울해하던 범인은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결국 살인이라는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여의도 노상, 의정부 지하철 객차 안, 수원의 한 술집에서도 최근 며칠 새 유사한 범죄가 일어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됐다. 사건의 발단은 모두 분노였다. 사소한 분노가 살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왜곡된 분노 표출이 사회 문제를 넘어 병리현상이 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상담실 문을 두드릴 때는 내원환자가 아니라 응급환자 수준입니다. 울지 못한 사람들, 억압된 분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단 억압된 분노부터 풀어야 합니다. 울지 못한 마음부터 울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 줘야 합니다. 심리학의 첫 출발은 인간의 ‘불안’이지만 한국 사람들에겐 ‘불안’이 아니라 ‘분노’가 가장 우선입니다.”

가정사역전문가이자 마음치료 전문가인 이병준(사진) 목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눈물치료’를 들었다. 이 목사는 분노를 터뜨려 얻는 이익은 딱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심리적 카타르시스’가 그것이다. 대신 잃는 것들,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신의 ‘분노&눈물치료’가 분노를 안전한 공간 안에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슬픔, 눈물을 주신 이유는 과거를 완결해서 보내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눈물치료의 목적입니다. 사람은 충분히 울고 충분히 슬퍼함으로써 상처를 딛고 일어서게 되어 있습니다. 충분히 분노하고 충분히 울어 주었을 때 마음이 정화되고 새로운 결단을 하게 됩니다.”

최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