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400m 예선 실격처리된 후 식사도 못했어요”

입력 2012-08-23 22:06

팬들이 온라인 투표로 선정 런던올림픽 최고의 선수 3인

“실격 번복 해프닝 때문에 신체 리듬이 깨졌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문에 은메달에 그쳤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실격 판정’으로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23일 서울 세종로 KT 광화문지사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최고의 선수 어워드’에 참석한 박태환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400m 예선이 끝난 뒤 1위라는 성적을 보고 물에서 나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함성이 들려 전광판을 보니 실격 표시가 돼 있더라고요. 당황스러웠습니다.”

박태환은 실격 처리가 된 뒤에도 결승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숙소에 도착한 뒤 식사도 못했어요. 대회 관계자에게 오후 2시 반에 결과를 통보해 주겠다는 얘길 들었는데, 3시 반이 넘어서야 통보를 받았습니다. 신체 리듬이 깨졌지만 그 때문에 기록이 저조했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습니다.”

런던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400m 예선에 나선 박태환은 3조에서 3분46초68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지만 경기 직후 부정 출발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박태환은 뒤늦게 실격 처리가 번복돼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컨디션이 무너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도 출전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펜싱에서 ‘멈춰 버린 1초’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신아람(26·계룡시청)은 환한 얼굴로 팬들과 만났다. “올림픽 이후 절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자만에 빠져 변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아람은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조금 더 침착하고 욕심을 안 부렸으면 좋은 결과가 났을 텐데 아쉬워요.”

신아람은 에페 개인전 준결승 연장전에서 경기 종료 1초를 남겨 두고 세 번이나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경기 종료가 선언되지 않아 네 번째 공격을 허용해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경기 후 피스트에 주저앉아 울던 신아람의 모습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에페 개인전에서 억울하게 결승 진출 티켓을 빼앗긴 신아람은 아픔을 딛고 단체전에 출전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용대(24·삼성전기)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런던올림픽에선 기쁨보다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습니다. 4년 동안 잘 준비해 다음 올림픽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내겠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1만5000명의 팬들이 온라인 투표에 참가해 박태환(2826표), 신아람(1903표), 이용대(1881표)를 최고의 선수로 뽑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