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이탈 가속 올 수신액 3조6000억 뚝… 낭떠러지에 선 저축銀

입력 2012-08-23 19:23


올해 들어 수신액이 3조6000억원 이상 급감하면서 저축은행들이 경영 위기에 처했다. 영업정지 등 불신으로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도 낮아지면서 자금 이탈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당국은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일부 자회사 저축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자 자산과 부채를 가교저축은행(파산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임시로 인수, 합병·채권·채무 관계 등 후속 조치를 수행하는 은행)에 넘기는 방식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93개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지난 1월 말 48조1287억7200만원에서 5월 말 현재 44조4875억6900만원으로 3조6412억원 줄어들었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현재 영업 중인 곳만 집계한 통계다.

특히 4∼5월에는 수신 규모가 1조1582억원 감소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 기간 수신액이 무려 2074억원 감소했다. 이 저축은행은 솔로몬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수신액 기준 업계 1위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5월 초 금융당국의 3차 구조조정에 따라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예금자 이탈 외에도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에 따라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이 부실화되는 등 다양한 이유로 경영난에 처해 있다. 자금을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된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낮추고 수신 규모를 줄이는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4%대가 무너진 상태다.

특히 영업 곤란을 가장 크게 호소하는 저축은행은 기존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자회사들이다. 이들 가운데 실적 부진이 심각해 독자 생존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2∼3곳은 결국 가교저축은행으로 넘겨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들 저축은행의 부채를 가교저축은행에 이전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