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 심장 무게는? 두근두근 합해서 네 근”… 朴 ‘썰렁 유머’로 젊은층 가까이

입력 2012-08-23 18:59


“혹시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 무게를 아세요?”

“…”

“두근두근 합해서 네 근이에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대학총학생회 토론회에 참석해 젊은층에 다가가고 싶은 심정을 특유의 유머로 표현했다. 박 후보가 대학생 끌어안기에 나섰다. 20대는 박 후보 지지율이 가장 낮은 세대다. 이들의 ‘등록금 고민’에 귀를 기울이며 해법을 제시하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 후보는 전국에서 모인 대학 총학생회장들에게 “여러분의 등록금 부담을 반드시 반으로 낮추겠다. 확실하게 약속드릴 수 있고 반드시 해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이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느라 바쁘고 스펙 쌓기에 정신이 없다”며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이 많다.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하게 해주는 게 교육정책의 핵심”이라고 했다.

토론회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박 후보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기 위해 원래 축사만 하려던 계획을 바꿔 30분가량 토론에 임했다. 그는 “반값등록금 실현이 새누리당 당론인가”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당론이다. 꼭 실천하겠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자금 대출에 대해서는 “실질 금리가 제로(0)가 되게 하고 소득과 연계해 저소득층은 무료로 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반값등록금 문제가 계속 거론됐다.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등록금이 세계적으로 비싸다고 언급한 데 대해 “(학교) 건물을 어떻게 짓는지를 기준으로 정부가 지원을 하다보니 등록금이 많이 올랐다. 학생을 어떻게 가르치는지가 기준이 되게 하고 고등 교육 재정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0.6%에서 1%로 올려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최근 성범죄 전력자의 재범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자발찌를 도입했는데 소급 적용이 안 됐다”고 지적하고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는 범죄자 신원 관리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폭력에는 “남을 괴롭히는 게 끔찍하고 나쁘다는 것을 정기적으로 교육시키는 제도적 대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선 “특정 나라와의 관계를 뛰어넘는 주권에 관한 문제다.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간담회 내내 사생활과 개인적 취향을 드러내며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려 애썼다. 조카인 세현군 얘기가 나오자 “시간이 없어서 자주 못 본다”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박 후보의 의상도 화제에 올랐다. 전날 찢어진 청바지 얘기를 하더니 오늘 청재킷을 입었다는 말에 그는 “이것은 취재 안 하셨나”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