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홈피 ‘5·16은 군사혁명’ 삭제소동
입력 2012-08-23 18:59
국가정보원이 23일 홈페이지에 5·16 군사쿠데타를 군사혁명으로 명시한 사실이 밝혀지며 파문이 일자 급히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2007년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고 했고, 이번 경선 과정에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해 역사인식 논란을 촉발시켰다.
국정원은 1960년대 국내안보 위해세력 활동 실태를 소개하면서 ‘4·19 혁명 후 혁신정당 건설 등 통일전선체 구성을 주도하다 5·16 군사혁명 이후 지하로 잠복하여 학원가를 중심으로 통일혁명당과 같은 대규모 지하당 건설에 주력’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정원은 이날 오후 ‘군사혁명’을 뺀 ‘5·16’이라고 고쳤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는 5·1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 주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박 후보에 힘을 보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들어간 내용”이라며 “저희 때는 학창시절 5·16을 군사혁명으로 배웠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정치발전위원으로 활동했던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5·16 자체가 ‘쿠데타냐 혁명이냐’라는 논란보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며 “박 전 대통령 전체 시대에 대한 평가는 공(功)이 7, 과(過)가 3”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박 후보와 아버지(박 전 대통령)는 숙명적 관계”라며 “5·16에 대한 이름을 가지고 함몰되는 것은 지나치게 과거에 붙잡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