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민공’ 다시 고향으로… 경기불황으로 일자리 줄어

입력 2012-08-23 19:00

“한달에 버는 돈이 3000위안(약 53만원)에 약간 못 미친다. 청두에 있는 식당에서도 한 달에 2500위안(약 44만원)은 준다고 한다. 더욱이 먹고 자는 것도 해결해준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에 있는 식당에서 그릇 씻는 일을 하다 고향인 쓰촨성 청두(成都)로 돌아온 왕충바오(王崇寶)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갔던 농민공(농촌 출신 이주 노동자)들의 귀향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농민공 2000만명가량이 일자리를 잃었던 이후 최대 규모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3일 농민공 귀향 행렬의 원인과 실태를 현장 취재를 통해 전했다. 올해 나타나고 있는 농민공 귀향은 유로 위기로 제조업 수출이 부진한 데다 부동산 경기도 정책적으로 억제되고 있어 동남 연해 지역 기업들의 노동력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다.

2008년 이후 연해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내륙지방으로 이전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폭스콘이 허난성 정저우(鄭州)로 이전한 것만으로도 허난성 농민공 10만명이 귀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에서 외지로 나가 있는 농민공이 가장 많은 허난성의 경우 올 상반기 농민공 국내 수출이 1119만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71만명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는 도시로 나간 전체 농민공의 6%에 달한다. 작년 상반기 중 귀향 농민공 수가 35만명이었던 데 비해 43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허난성과 함께 대표적인 농민공 수출 성(省)인 쓰촨성의 경우 2008년 전체 노동력 중 다른 성으로 떠난 노동력이 58.7%였으나 이 비율이 해마다 줄어들어 올 6월에는 48.2%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다른 점은 연해 지방에서 일자리를 못 찾아서가 아니라 고향에서 일하는 것보다 남는 게 없다는 판단 때문에 귀향을 선택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향후 20년 동안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4억∼5억명이 도시 시민이 되기까지 40조∼50조 위안(약 7100조∼8870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