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로 사회적 기업 정착 도웁시다”
입력 2012-08-23 18:56
한우, 굴비, 과일 등 친환경, 유기농 식품을 가공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도농살림은 직원 3명 가운데 2명이 노숙인 출신이다. 5년간 근무한 노숙인 직원 1명은 전세 보증금을 마련해 노숙 생활을 청산하고 자립했다. 다른 직원도 쉼터에서 독립을 준비 중이다. 노숙인 채용을 확대하고 싶지만 판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어렵다.
도농살림 조홍권(49) 본부장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과 인력이 부족해 미디어 노출도 어렵고 마케팅 전쟁에서 살아남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대량생산 체제가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
조 본부장은 “회계상 적자는 아니지만 간신히 사업을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비율을 법제화하고 교회 등 종교기관에서 사회적 기업 제품을 적극 구매하면 사업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숙인과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은 전국적으로 680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판로개척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사회적 기업의 판로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속도는 더디다. 지난 2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개정, 전국 495개 공공기관·단체에 대해 사회적 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명시했지만 구매 비율이 법제화되지 않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오는 28일부터 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 안에 사회적 기업들의 상품만 취급하는 쇼핑몰을 개설, 운영하지만 결제 기능이 없기 때문에 쇼핑몰이 아닌 홍보 페이지에 가깝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쇼핑몰 내 결제 기능 추가는 논의 중이고 사회적 기업 제품의 구매비율을 법제화하는 방안은 장기 과제로 고려 중”이라고 해명했다. 당장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나오길 기대하기는 힘든 셈이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사회적 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해 ‘윤리적 소비’ 캠페인을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지원센터는 1차로 추석을 맞아 ‘따뜻한 추석 선물을 사회적 기업과 함께’라는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전국 3000여 교회에 사회적 기업이 만든 물품의 구매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본부장 이준모 목사는 “사회 취약계층의 자립과 자활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위해 정부나 공공단체 외에 한국교회도 우선구매에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70-8275-5831·csesc.or.kr).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