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마리카나 참사’ 일파만파… 총파업 조짐 세계시장 요동
입력 2012-08-23 19:00
남아프리카공화국 당국의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리카나 지역의 론민 광산 참사로 인한 여파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론민 광산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발포로 34명이 숨진 최악의 사태 이후 현지 백금 및 금 광산업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 요구가 거세지면서 광산업 전반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백금·금 시세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참사가 벌어진 세계 3위 광산업체 론민뿐 아니라 최대 백금 생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 플래티넘 근로자들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23일 보도했다. 중견업체인 로열 바폰켕 플래티넘의 노동자들 역시 같은 이유로 동료들의 출근을 막고 있다.
남아공 주요 광산업체들의 백금·금 생산이 차질을 빚자 전 세계 백금·금 시세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백금은 22일 현재 트로이온스당(약 31g) 1518달러로 이달 들어 10%가량 올랐고, 금 역시 트로이온스당 1642달러로 최근 3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아공은 전 세계 1위 백금 생산국이자 5위 금 생산국이다.
국내 백금·금 시세 역시 오름세다. 백금은 참사가 발생한 16일 3.75g당 21만7000원(매입기준)에서 23일 23만5000원으로, 금은 같은 기간 23만1000원에서 23만8000원으로 상승했다.
론민 광산 참사 여파로 광산 노동자들의 동요가 이어지자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22일 광산을 방문해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현지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전 업무 복귀를 거부했다. 론민 광산 노동자들은 월급을 현 5500랜드(약 700달러)에서 1만2500랜드(1560달러)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산 참사 이후 계속되는 동요로 원자재 시장의 충격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남아공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광산업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고, 해외 투자 유치 또한 어려워질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현지의 두 노조 간 갈등이 격화돼 사태 해결이 더욱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참사 이전에도 흉기로 무장한 근로자들 간 충돌로 현지 경찰을 포함해 10명이 숨졌다. 남아공 원자재업체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센버그 회장은 “현재 남아공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웨탄 등 남아공 현지 언론들은 남아공 인구의 12%에 불과한 백인들이 전체 경제를 쥐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광산 등에 대한 국유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