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아시아 MD 확대 추진… “北 위협 대응” 불구 中 거센 반발 부를 듯

입력 2012-08-23 18:48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이 구상은 탄도미사일 추적용 고성능 레이더 기지 두 곳을 더 건설하고,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의 단기적 증강 배치 등으로 요약된다.

미국은 이 구상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실제로 이 방안이 추진되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조기 추적에 쓰이는 X밴드 레이더 기지는 일본 남부에 추가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 미 관리들은 일본 정부가 승인하면 수개월 안에 레이더 기지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X밴드 레이더의 성능은 수천㎞ 떨어진 곳의 야구공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X밴드 레이더 기지는 2006년부터 운영돼 왔다.

또 미군 태평양사령부와 미사일방어국(MDA)은 동남아시아에 X밴드 레이더 지상기지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후보지는 필리핀이 유력하다.

미군은 아울러 오키나와 주둔 해병 규모를 단기적으로 현재의 1만5000명에서 1만90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 계획은 아프간 주둔 해병 감축에 따른 것이며, 오키나와의 미 해병도 다시 감소할 것이라고 미군은 설명했다.

미 육군은 이와 함께 현재 건설 중인 고고도광역방어(THAAD) 미사일 포대의 수를 현재의 6개보다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THAAD는 대기권으로 진입한 적 미사일을 격추하는 미사일방어 체계의 최종 단계다.

그러나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이 구상이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