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후보 첫 TV토론회 경제민주화·복지 공약 경쟁

입력 2012-08-24 00:15


민주통합당 경선후보들이 23일 본경선 첫 TV 토론회를 가졌다. 후보들은 ‘스피치 토론’과 ‘주도권 토론’을 통해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대통령 리더십 등에 대한 준비된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패널과 방청객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는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구체적 예를 들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문 고문은 “재벌과 대기업은 호황을 누리면서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60%, 800만명에 가깝다”며 “공공부문부터 정규직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악화됐다는 지적에는 “비정규직 문제, 양극화 문제를 충분히 대처하지 못해 아쉽고 송구스럽다”며 몸을 낮췄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인기를 끌고 있는 대선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을 재차 강조했다. 손 고문은 “국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사회에 대한 바람이 여기에 농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조를 귀족노조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는 패널의 지적에 대해 “그 표현은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최근 발표한 군 모병제 정책을 다시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중국, 러시아를 잇는 북방경제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60만 군대를 30만으로 줄이고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겠다”고 역설했다. 군축이 안이한 판단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의 70% 정도는 모병제를 반대하겠지만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응수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정 고문은 “인기보다 능력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민간 기업 경험과 정치 경륜을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발전회사 파업에 대해 ‘파업 열성 참가자를 가중처벌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지적을 받자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나 당연히 장관 입장에선 불법 파업 문제를 지적하는 게 정상”이라고 해명했다.

상호 토론에서는 1위 주자인 문 고문에 대한 견제가 많았다. 손 고문은 문 고문이 총선 이후 대통령 출마를 결심한 점을 들어 대통령으로서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고문은 “‘내가 꼭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생각보다 역사와 국가에 대한 소명의식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 측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손 고문 측 김유정 대변인은 “패널들의 날카로움이 몇몇 후보에게 국한됐다. 때로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왔다”며 “패널들의 불공정성과 부적절한 표현 등은 재발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논평했다. 김 전 지사 측은 “특정 후보 봐주기 질문은 유감”이라고 했고, 정 고문 캠프도 “토론회는 후보 트집 잡기가 아닌 정책 중심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성수 김아진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