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非文 연대론’… 3인3색

입력 2012-08-23 18:42

민주통합당 대선 순회경선을 이틀 앞둔 23일 ‘비문(非文·비문재인) 연대론’이 또다시 불거져 나왔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크게 앞선 문재인 상임고문을 결선투표에서 꺾으려면 나머지 주자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김 전 지사 측 김관영 대변인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손학규 상임고문과 결선투표에서 연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누가 되든 연대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 고문 측과 본격적인 연대 논의를 하고 있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며 “손 고문 측도 이심전심으로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학규 상임고문 측은 즉각 반박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경선이 시작도 안됐는데 연대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김빠지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첫 경선지인 제주부터 이길 자신이 있다. 손 고문의 적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이지 문 고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캠프 관계자도 “비문 연대론은 문 고문이 경선에서 1위를 하리라고 전제한 것인데 그 전제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세균 상임고문 측도 불쾌해했다. 이원욱 대변인은 “경선 결과가 한 곳도 나온 게 없는데 지금 연대를 논의할 단계냐. 캠프 내부에서조차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 고문 캠프는 이날 ‘정 고문 측이 비문 연대를 위해 다른 캠프와 접촉했다’고 보도한 매체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

문 고문을 제외한 세 주자의 연대설은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 왔다. 그럼에도 각 캠프가 발끈한 것은 ‘경선에 지고 들어가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야 나중에 연대를 하더라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고문을 제외한 세 주자 측이 비문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야 결선투표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순회경선이 시작되면 연대론은 더 구체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 달 16일까지 13개 권역 순회경선을 벌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음 달 18∼23일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