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과장된 효능·루머… 식품 고정관념 파헤치기
입력 2012-08-23 18:02
음식 그 두려움의 역사/하비 리벤스테인(지식트리·1만4000원)
19세기 후반부터 세계적 명성을 떨쳤던 러시아 출신 세균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 그는 1900년,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바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
노인질환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해치우는 박테리아, 일명 ‘생명 연장 박테리아’를 발견했다는 게 연구의 골자였다. 그런데 이 박테리아는 다름 아닌 요구르트에 번식하는 미생물. 당시까진 요구르트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음료였다. 그의 발표가 있은 뒤 미국에선 ‘요구르트 신드롬’이 불었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타임스 같은 유력 매체들은 메치니코프 관련 기사를 실었고, 메치니코프는 “식습관만 바꾸면 140세까지 장수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메치니코프는 1916년, 71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이후 요구르트 효능이 과장됐다는 사실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음식을 둘러싼 온갖 루머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식품업계, 영양학자, 정부, 미디어가 한통속이 돼 ‘식품 공포’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소비자를 기만해온 사례를 수집해 기술했다. 건강식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들도 하나씩 바로잡아서 펼쳐 보인다. 김지향 옮김.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