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약값 본인부담 늘렸더니… 경증환자, 동네병원으로 유턴

입력 2012-08-22 19:06

감기 같은 가벼운 환자가 대형병원에 가면 약값을 더 내도록 제도가 바뀐 뒤 경증 및 만성질환자의 4분의 1 정도가 동네병원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대형병원을 찾았던 52가지 경증 및 만성질환자 76만40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를 시행한 이후 이들 중 25.7%가 규모가 작은 병·의원으로 옮겨갔다고 22일 밝혔다. 약국 본인부담 차등제는 경증 및 만성질환 52가지에 대해 상급종합 및 종합병원을 이용한 환자가 병·의원(30%)보다 높은 40∼50%의 약값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제도 시행 후 큰 병원의 외래 환자(52개 질환 한정)가 규모가 작은 동네병원으로 움직이는 현상은 뚜렷했다. 2011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대형병원의 외래 환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3만명 감소한 반면, 병·의원은 79만명 증가했다. 내원일도 대형병원의 경우 205만7000일 줄어든 데 비해 병·의원은 326만1000일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질환자의 비율 역시 22.5%에서 13.5%로 9% 포인트 떨어졌다.

세부 질환별로는 급성편도염, 위장·결장염, 후두·기관염, 급성 부비동염(축농증), 방광염 등의 순서로 환자들이 작은 병·의원으로 옮겨갔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