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꿈 ‘3대 아킬레스건’ 극복에 달렸다
입력 2012-08-22 21:37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지난달 10일 출마선언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회를 잡으려면 지지층 외연 확대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선 과거사 문제, 친인척 의혹, 불통 논란 등 ‘3대 아킬레스건’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거사 논란=박 후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5·16에 대해 “구국 혁명”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출마 초기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가 경선 과정에서는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박 후보는 20일 후보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정치권에서 민생을 제쳐놓고 계속 싸우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고 못박기도 했다.
박 후보 측에선 중도층을 겨냥해 다른 표현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수위가 지지층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되는 수준일지는 미지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방문 같은 행보와 달리 아버지 시대에 대한 해석은 결코 유연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수장학회, 장준하 선생 타살의혹 등 박정희 시대 사건들도 변수다. 정수장학회 전신 부일장학회의 원소유자였던 김지태씨 유족들은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주식 양도 소송을 내 지난 2월 1심에서 패했으나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장준하 선생 유족들도 사건 재조사와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요구서를 20일 청와대에 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2일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통합으로 갈 수 없다”며 “지난 경선 때 입장 변화를 보일 기회가 많았는데 전부 놓쳤다”고 말했다.
◇가족 및 주변 의혹=경선 후보로 참가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선 기간 중 박 후보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만사올통’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가 2009년부터 저축은행 비리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까지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 변호사 관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또 동생 지만씨 역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저축은행 사건 연루 의혹이 야당 등에서 터져 나왔다.
고(故) 최태민 목사 관련 논란도 다시 제기될 수 있다. 1994년 사망한 최 목사는 박 전 대통령 시절 박 후보를 등에 업고 각종 비리를 저질렀으며 그렇게 만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2007년 경선 때도 박 후보와 최 목사 간에 아이가 있다는 루머까지 나왔지만 박 후보는 “DNA 검사라도 하겠다”며 적극 반박했다. 박 후보 측은 이런 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며 이미 검증된 것이란 입장이다.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5년 전 경선 이후 새로 나온 팩트도 없고 앞으로 나올 것도 없을 것”이라며 “네거티브대응팀을 적극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통 이미지=과거사와 함께 경선 기간 중 박 후보를 괴롭힌 것은 사당화, 일당화로 표현되는 불통 논란이다. 경선 룰 변경 문제로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경선에 불참한 데 이어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의 ‘사당화’ 비판은 계속 강도가 높아져 왔다. 박 후보는 출마선언 때부터 “의원들과 팔이 아플 정도로 전화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불통과 소신은 구분돼야 한다”고 항변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박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비박 주자 4명에게 감사를 표하며 “대선 승리에 버팀목이 돼주길 부탁한다”고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쌓인 불통 이미지를 해소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향후 꾸려질 대선기획단이나 선대위에 비박 인사 및 외부 인사를 대거 등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현길 유성열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