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현성씨, 위안부 소녀상 소재 노래 ‘평화의 소녀상’ 선보여
입력 2012-08-22 19:06
고(故) 김광석이 불러 유명해진 ‘이등병의 편지’ 작사·작곡가인 가수 김현성(54·사진)씨가 이번엔 위안부 소녀상을 소재로 한 노래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였다.
‘고향 꿈도 꿀 수 없는 어두운 날 문득 보이는 뒤란의 작은 소녀야. 하얀 감꽃 주워들고 웃음 짓는 어쩌면 나였을지도 모를 어린 소녀야. 눈 뜰 수 없는 잔인한 날들. 피로 물든 다 찢긴 치마 나의 몸. 옥이 순이 분이라는 그 이름들. 이제 세상에 없지만 기억하노라. 단발머리 예쁘던 조선의 딸들이 눈비 맞으며 이곳에 함께 있노라. 죄를 용서하노라. 그러나 기억하노라. 단발머리 소녀가 앉아 있노라.’
김씨는 22일 “소녀상 ‘말뚝 사건’ 후 소녀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노래가 없음을 알게 됐다”며 “1000번을 넘어선 할머니들의 집회가 으레 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음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작사, 작곡 취지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5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건너편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에 참가해 폭우 속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들려줬다. 1990년대부터 위안부 관련 집회에 참석했던 그는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독도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위안부나 독도 문제는 이념을 초월한 인류 공통 사안입니다. 당장 관심을 끌지 못하더라도 음악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씨는 위안부나 독도 문제를 일회성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나 독도 문제는 한국인에게 심각한 사안인데도 여전히 감정적 접근이나 단발성 대응이 많다”며 “저 역시 음반 제작이나 다양한 프로젝트 진행이 이벤트성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 차원의 문제”라며 “특별한 집회가 아니더라도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있는 그대로 노래할 기회가 생기면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만든 노래가 대여섯 곡 더 있지만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