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처…” 울먹 최시중-檢 “안타깝지만…” 징역 3년6개월 구형

입력 2012-08-22 21:28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건 태산이 아니라 작은 흙더미라는 한비자의 경구가 떠오른다.”

푸른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최시중(75·사진)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울먹이며 미리 준비해온 A4 용지 2장 분량의 최후진술서를 읽어내려갔다. 최 전 위원장은 “이제 사회생활을 마감하려는 시점에 오늘 법정에 선 모습은 불명예스러워 견디기 힘들다”며 “고난을 극복해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주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최 전 위원장은 휴지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최후진술서를 읽었고, 목이 멘 탓인지 중간중간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정선재) 심리로 열린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MB정권 실세 ‘방통대군’의 모습은 없었다. 최 전 위원장은 “2008년의 2억원은 받은 사실이 없고, 2006년부터 약 1년간 매달 5000만원씩 총 6억원을 이동율에게서 받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정치를 하다 보면 한 달에 5000만원은 그리 큰 돈이 아니다”며 청탁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사는 “인간적으로 안타깝고 선처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며 최 전 위원장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8억원을 구형했다.

최 전 위원장은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인허가 청탁을 받고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와 고향 후배 이동율씨로부터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