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원들 키리바시·세이셸 여권으로 홍콩서 5년간 무기회사 운영

입력 2012-08-22 18:43

북한 요원들이 남태평양의 키리바시와 인도양의 세이셸에서 여권을 발급받아 홍콩에서 5년 동안 불법 무기거래 회사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일본의 북한 인권운동가 가토 겐(加藤健)이 홍콩 당국에 등록된 기업 서류에서 북한 요원들이 키리바시와 세이셸 여권을 소지한 채 활동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가토는 “키리바시와 세이셸은 이들뿐 아니라 북한 사람에게 발행된 모든 여권을 취소해야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관련국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현재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토가 확인한 홍콩 기업등기처 서류에 따르면 이들은 2004년 홍콩에서 ‘뉴 이스트 인터내셔널 트레이딩(New East International Trading)’ 지점을 개설했다. 이 회사는 미얀마에 군사 기술을 불법으로 수출하는 위장 기업이다.

당시 한철(Chol Han)과 주옥휘(Ju Ok-Hui)라는 이름이 이사로 등재됐다. 이들 2명은 평양 보통강구에 주소를 두고 북한 여권을 지닌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2006년 갱신된 자료에는 집주소가 베이징으로 바뀌었고 키리바시에서 발행한 연속번호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돼 있다. 이들의 여권은 2008년 자료에서는 다시 세이셸에서 발행된 것으로 바뀌어 있다.

일본에서는 2009년 이 회사의 일본 지점 직원 3명이 미사일 유도용 자이로스코프 시스템에 사용될 수 있는 부품을 수출한 혐의로 체포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