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독도 방문 유감 서한’… 정부, 이르면 8월 23일 반송키로
입력 2012-08-22 21:53
정부가 22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독도방문 및 일왕 사죄요구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서한을 반송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3일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반송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서한에는 이 대통령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에 상륙했다고 돼있는데 이 대통령은 다케시마를 방문한 사실이 없으며 우리 영토인 독도를 방문한 것”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갖고 답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7일 노다 총리의 서한을 받은 뒤 실무 차원에서 그 내용을 검토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 수위를 검토해왔다. 정부는 국제법 전문가 등 외부 자문을 구한 결과 반송하는 것이 이 서한 내용의 법적 효력을 무력화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전날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하는 내용의 일본 정부 구상서(외교서한)에 대한 내용 분석에도 착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록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분량 및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반박 구상서를 전달하는 데) 대략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의회에서 “한국에 의해 일본 영토의 관할권 일부를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를)불법 점거라고 말해도 좋으며, 오늘부터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권에서 외무상이 ‘불법점거’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불법 상륙’이라는 노다 총리의 서한과 같은 맥락이다.
겐바 외무상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반발해 지난 10일 소환했던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를 12일 만에 한국에 귀임토록 했다고 밝혔다.
NHK방송과 요미우리·마이니치·도쿄신문 등 일본 주요매체들은 지난 10일부터 독도와 관련해 ‘시마네(島根)현 다케시마’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일본 시마네현은 1905년 현 고시로 독도를 자체 영토로 편입했다.
이성규 남혁상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