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10명중 1명 ‘저위험’ HPV 감염 경험
입력 2012-08-22 19:07
20세 이상 성인 여성의 4.9%가 성관계에 의해 전파되는 ‘저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여성 10명 중 1명은 과거 HPV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서경 교수팀은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성빈센트병원, 전남대병원, 계명대병원 등을 방문한 20∼59세 여성 9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20∼29세가 10.3%로 감염률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30∼39세 4.3%, 50∼59세 3.2%, 40∼49세 2.4% 등의 순이었다.
혈액을 이용한 HPV 항체 보유율 검사결과는 이보다 훨씬 심했다. 서 교수팀이 다른 집단의 9∼59세 여성 1094명을 대상으로 저위험 HPV(6, 11형) 항체 여부를 조사한 결과 항체 보유율이 평균 9.4%로 10명 중 1명꼴이었다. 항체를 갖고 있다는 것은 현재 저위험 HPV에 감염돼 있거나, 과거 감염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HPV는 종류만 100종이 넘는데, 자궁경부암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고위험군(16, 18형)과 저위험군(6, 11형)으로 나뉜다. 주로 상피 내 종양과 같은 전암성 병변이나 자궁경부암, 항문·생식기암을 유발하는 건 고위험군이다. 반면 저위험군은 대부분 양성 혹의 일종인 생식기 사마귀나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을 일으킨다.
HPV 감염 위험은 성생활을 시작하면서 급격히 증가한다.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여성의 절반가량이 성생활을 시작한 지 3년 내에 HPV에 감염된다.
서 교수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9∼13세 때 백신 접종을 하면 HPV 감염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고, HPV 감염에 의한 자궁경부암 등의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