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안철수 ‘朴대통합 행보’ 긴장… 서병수 “민주, 멘붕 빠졌다” 조롱

입력 2012-08-22 21:37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방문 등 박 후보의 행보가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자칫 통합 이슈를 선점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2일 대변인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전날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을 다룬 두 방송사의 보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MBN이 두 시간 동안 봉하마을 방문을 생중계했는데 역대 대통령 취임식도 두 시간 넘게 생방송하지는 않는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다음날 어디를 가든지 두 시간 동안 생방송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YTN은 ‘박근혜 파격 통합행보’라고 제목을 달았는데 의미 부여가 심하다. 정치광고 효과까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동교동은 이 여사가 동교동을 찾은 박 후보에게 덕담을 던진 것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여성운동을 해오신 분으로서 덕담하신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변인은 “찾아온 만남이 의례적이듯, 건네는 덕담도 그저 덕담일 뿐”이라고 논평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봉하마을 방문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보기 좋은 그림이었지만 영전에 꽃을 바치는 것만으로는 사회통합이 실현될 것 같지 않다”고 일침을 놨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사진 한 장을 두고 ‘50% 비박(非朴·비박근혜)’을 향한 손짓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우주가 박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느냐”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멘붕(멘털붕괴)에 빠졌다”고 맞받아쳤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의례적인 축하인사조차 인색하더니 이제는 후보의 일정마저 트집잡는다. 치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총장은 “민주당이 당내 경선은 안철수씨와 후보 단일화를 위한 예선전에 불과하고,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하다는 무기력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여야의 신경전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의 통합 행보는 중도층 표심을 겨냥하고 있어 결국 중도층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안 원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특사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게 바로 당내 민주화”라고 박 후보를 겨냥해 한마디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