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 안철수에 안달 말고 자생력 키워야

입력 2012-08-22 18:35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은 막을 내렸지만,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는 이제 절반 정도 지났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전국 순회경선이 끝나는 내달 16일 결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엔 내달 23일 결선투표를 통해 확정된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순회경선 시작을 나흘 앞두고 사퇴함에 따라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후보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진검승부를 벌일 적임자를 선출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 기간 경선 흥행몰이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럼에도 당내 일각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임시 정당’이나 ‘제3지대 정당’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내달 중순 이후 민주당 후보가 뽑히면 안 원장과의 단일화 경선을 위해 임시 가설정당(페이퍼 정당)을 만들거나, 민주당과 안 원장 지지세력이 합쳐 제3의 정당을 창당하자는 주장이다.

수긍 가는 면이 없지 않다. 안 원장과 비교할 때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과 존재감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자신의 지지도가 낮아질 듯하면 책을 낸다거나,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지지율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든 ‘컨벤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안 원장을 추월하기 힘든 상태다. 또 새누리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무소속 안 원장이라는 3자 대결구도로는 정권을 되찾아오기가 불가능해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는 민주당의 지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안 원장 지지층이 대부분 기존 정당에 불신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기 때문에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임시 정당’ 등의 방안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주자들이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마당에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스스로 민주당 경선은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예선전에 불과하다고 떠들어대며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진정으로 당을 생각한다면 안 원장에 버금가는 좋은 후보를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만에 하나 경기지사, 서울시장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된다면 민주당은 어찌 되겠는가.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이는 자칫 정당정치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은 대선주자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는 게 옳다. 그리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새 정치를 구현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