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목받는 부산장신대의 반값등록금
입력 2012-08-22 18:31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은 전 세계에서 비싸기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고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이 72.5%일 정도로 높은 상태에서 대학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등록금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의 76%가량이 사립대에 다니고 있으며, 정부가 지원하는 고등교육비 비율도 턱없이 낮아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치권이 지난해 반값등록금을 주장한 이후 각계에서 등록금 인하 요구가 봇물을 이뤘다. 급기야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대학재정 운용실태 감사결과’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35개 국·공·사립대의 최근 5년간 예·결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출은 늘리고, 수입은 줄이는 편법으로 부풀린 6552억원을 등록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명히 등록금을 낮출 여력이 있는데도 대학들은 학부모·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대학생들은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심지어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전락하는 여대생들도 늘고 있다.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생활비와 등록금을 해결한 많은 학생들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전에 신용불량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사회 갈등과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사립대로서는 처음으로 내년부터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기로 한 부산장신대의 사례는 귀감이 될 만하다. 이 대학이 내년부터 신입생 전원에게 4년간 등록금을 절반만 받고,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학은 올 겨울방학부터 재학생들에게 무료로 2개월간 필리핀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대학의 재학생이 600여명일 정도로 규모가 작아서 반값등록금 등을 시행하게 된 것만은 아니다. 최무열 총장과 교직원의 노력으로 교회 206곳과 성도 2938명으로부터 매달 기부금을 받아 재정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 대학은 앞으로 교회와 후원자를 각각 500곳과 1만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국 모든 대학들은 부산장신대 교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을 본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