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MB 자문위 활동경력 삭제 왜?
입력 2012-08-22 19:07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일본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경력이 우리나라 홈페이지에는 빠져 있다. 안 원장은 2008년 1기 미래기획위원을 맡은 데 이어 2010년도 2기 위원회에도 참여했으나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면서 지난달 3기 위원회 구성 때는 연임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안랩 일본 홈페이지의 회사 연혁에는 ‘2008년 5월 창립자 안철수,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 선임’이라고 적혀 있다. 안 원장의 활동을 홍보하는 당시 보도자료도 남아 있다. 하지만 한국 안랩 홈페이지에선 이러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영어와 중국어 홈페이지 역시 2008년 연혁은 언급돼 있지 않다. 이명박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온 터라 현 정부 관련 활동이 널리 알려지는 걸 꺼렸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자 안 원장 측 유민영 전 춘추관장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숨기려 했겠느냐. 기술적 문제이거나 단순한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기획위는 국정 운영에 조언하는 청와대 직속 자문기구로 2008년 5월 공식 출범한 이래 곽승준 위원장 등 이 대통령 핵심 측근들이 맡아 왔다. 위원회 관계자는 “얼마 전 3기 위원 구성 문제로 안 원장에게 연임 여부를 묻는 연락을 했더니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곤란하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 7월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청와대 미래기획위원으로 일하면서 쓴소리를 많이 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게 없더라. 소용이 없었고 마음만 상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최근 잇따른 검증 공세에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20∼21일 조사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안 원장의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48.4% 지지율로 45.8%의 안 원장을 제쳤다. 매일 실시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원장이 박 후보에게 뒤진 것은 지난 13일 이후 처음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 지지율이 이틀 연속 하락했는데 (2009년 방송에 나와 ‘단란주점에 가봤느냐’는 질문에) ‘단란한 게 뭐죠’라고 했던 안 원장이 룸살롱에 갔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안 원장 측의 부인에도 인터넷에서 확산된 점이 작용한 듯하다”고 풀이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