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0㎞씩 땅끝마을까지 577㎞ 국토대장정 하정우·공효진 등 16명 대원들 몸으로 말하다

입력 2012-08-22 17:49


2011년 5월 26일,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시상식에서 하정우와 하지원이 시상자로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오늘 또 상을 타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라는 하지원의 질문에 하정우는 “제가 작년에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상을 받게 된다면 대국민 앞에 공약 하나만 세워주시겠어요?”라는 하지원의 요청에 하정우는 얼떨결에 “제가 올해 또 상을 받게 된다면 그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 길에 오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하정우는 ‘황해’로 2010년 ‘국가대표’에 이어 2년 연속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하정우는 곧바로 대국민 공약을 실행에 옮기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에서 땅끝마을 전남 해남까지 장장 577㎞에 이르는 국토대장정 프로젝트. 영화 ‘러브픽션’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공효진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재밌겠다”는 반응을 보여 설득과 회유 끝에 함께 하기로 했다.

공효진을 비롯해 16명의 원정대원이 꾸려졌다. 하정우의 친동생이자 배우로 활동하는 차현우,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빛나는 조연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성균과 무명 개그맨, 미스 춘향 출신, 배우 지망생 등이 포함됐다. 하정우는 프로젝트 기획과 캐스팅 등을 도맡았다. 11월 15일, 드디어 국토대장정이 시작됐다.

30일 개봉되는 ‘577 프로젝트’(이근우 감독)는 하루 평균 30㎞씩 대장정을 떠나는 과정을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무비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처럼 먹고 자는 것이 일정치 않고 배우들도 분장한 모습이 아닌 민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흥미롭다. 밤마다 엄청난 소음을 내는 코골이의 주인공이 예쁜 여성 대원이라니!

늦게 도착한 대원에게는 잠자는 사이 물벼락이 쏟아지고, 점심을 먹은 후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대원들이 먼저 떠나버리는 등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577 프로젝트’는 15일째 전남 담양에서 위기를 맞는다. 하정우 등이 장난삼아 무거운 돌을 배낭에 넣은 줄 모르고 메고 가던 배우 한성천이 다리를 다쳐 포기를 선언한 것.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 아버지에게 매일 핀잔만 들었다는 한성천은 “끝까지 임무를 완수해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적신다.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포복절도할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