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문화적 경쟁력의 중요성

입력 2012-08-22 17:30


최근 8·15 광복절을 전후하여 한·중·일 3국이 격렬한 민족주의적 분쟁을 벌이면서 동북아시아의 신(新)냉전 시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경우 2000년대부터 시작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중국의 고대역사 재평가 및 재구성 작업),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 불법어선들의 폭력사태, 중국의 노골적인 북한 감싸기,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사건 등으로 양국 외교 관계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 및 강제 징용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 문제를 비롯하여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최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놓고 최악의 갈등 국면으로 접어드는 중이다. 얼마 전 발생한 양국의 센카쿠 열도 기습상륙 시도들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한국이 이 난관을 돌파할 비결은 없는가. 혹자는 군사력 증강을 해결책으로 꼽지만 그것은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만 가열시킬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또한 독도를 놓고 아무리 역사적 증거를 들이대며 논쟁을 벌여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지금은 일본이 앞장서서 우리나라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며 공개적인 논쟁을 재촉하고 있다. 즉 ‘믿는 구석이 있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 첨단기업들의 기술적 우위도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우리나라가 확보해야 할 것은 ‘문화적 경쟁력’이다. 한국은 동북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대국이 될 잠재력이 있다.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성공이다. 비록 중국과 일본 양국에 반한 및 혐한 성향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한류는 이미 시대적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적 우위를 확보하면 상대방의 정신을 지배하게 되고 적국의 민심까지 얻게 된다. 역사적으로도 각 시대의 문화를 선점한 국가와 민족은 결국 그 시대를 주도할 수 있었다. 독도 문제만 하더라도 수많은 단체의 대규모 시위보다 한류 스타의 말 한마디가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스타의 말은 일본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깊숙이 파고든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문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는 문화로 선교하는 시대이다. 조선 말기의 쇄국정책 같은 문화적 폐쇄주의는 현실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교회 스스로가 고립되어 고사하는 길이다. 현대 교회는 오히려 세상을 향하여 문을 활짝 열고 세상을 문화적으로 감동시킬 역량을 키워야 한다. 교회의 문화가 세상의 문화에 대해 경쟁력을 잃으면 결국 세상에 흡수되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유럽 교회들의 급격한 쇠퇴는 그것을 역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과연 한국교회는 세상과 ‘문화적 대전(大戰)’을 치를 준비가 되었는가.

김학중 목사(안산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