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해전 벌어지면… “일본이 백중우세”

입력 2012-08-21 19:40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일본은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을 파견한다. 이에 자극받은 중국 인민해방군 지도부는 해군에 출동 명령을 내린다. 양국의 군함과 잠수함 수십 척이 대치한다. 결국 중·일 대(大)해전이 시작된다.’

당장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시나리오다.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0일자 ‘2012년 중·일 해전’ 기사를 통해 과연 만에 하나 일어난다면 이 해전의 승자는 누가될지 물었다. 대답은 ‘외견상 해군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길 것’이다. FP는 군사전략가 애드워드 루트왁의 분석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일단 대강의 해군력은 중국이 훨씬 우세하다. 핵심 수상전투함은 중국 73척, 일본 48척이다. 잠수함은 각각 63척, 16척이다. 일본은 최신예 이지스함이 있지만, 중국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순양함을 84척 보유 중이다.

하지만 실제 해전에서 다른 요소들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첫째, 해군 전력의 효율적 작동 여부다. 이 효율성은 전투가 일어나기까지는 ‘블랙박스’다. 평상시 훈련하면서 예상했던 대로 무기가 작동할 수 있느냐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

여기에 중국 해군의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트왁에 따르면 냉전 시절 옛 소련 해군의 전력은 서류상 미국 해군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들의 전함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낡았고 결함이 많은 것들이었다.

그 이유를 개방된 사회는 공개적 토론을 통해 군사적 결함을 보완해 나가지만, 폐쇄적 사회는 그것을 숨겨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중국도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봤다.

둘째, 실전 시 인적 자원의 우수함이다. 적군을 능가하는 전함 조종 기술, 함포 사격 능력 등이 그것이다. 해군은 그런 능력을 부두에서 장비를 잘 닦는 것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대양에서의 훈련에서 배운다. 일본은 각종 연합 훈련이나 독자적으로 일본 열도를 지키는 훈련을 통해 이 능력을 배양시켜 왔다. 하지만 중국은 2009년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 연합작전에 소극적으로 참여한 것 외에는 거의 없었다.

셋째, 해군력은 해군의 단독 작전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육지 또는 섬에서의 미사일 발사, 항공기 발진 등 지상 전력은 해군력에 어마어마한 힘을 보태준다.

중국이 중국해 전 해역을 타격할 수 있는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해 놓은 것은 상당한 강점이다. 하지만 일본이 센카쿠열도나 류큐열도에 지상 전력을 배치해 놓으면 중국 해군은 이 해역에서 활동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