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행보 본격화] 얽히고설킨 朴-盧 애증

입력 2012-08-22 00:12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얽히고설킨 인연을 갖고 있다. 그 때문인지 박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성사 과정에 뒷말도 나왔다.

릐얽히고설킨 인연=두 사람은 수시로 정국 현안을 놓고 맞붙었다. 2007년 1월 임기를 1년여 남겨 놓은 노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자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박 후보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며 일축했다. 앞서 2005년 9월 노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후보와 영수회담을 갖고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의견 차만 확인했다.

2004년 8월 열린우리당이 ‘정수장학회’의 국고 반환을 요구하며 박 후보를 공격할 때도 두 사람 인연이 화제가 됐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있던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쳤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자전에세이에서 “부일장학회는 김지태 선생이 만든 한국 최초의 장학재단이었는데, 박정희 정권이 빼앗아 지금은 정수장학재단으로 남아 있으니 부당하고 기막힌 일”이라고 했다.

릐묘역 참배 설왕설래=참배는 박 후보 측 이학재 비서실장이 오전 11시40분 노 전 대통령 측 주영훈 비서실장에게 의사타진을 해 와 받아들여졌다는 후문이다. 박 후보 측의 전격적인 연락에 노무현재단도 적잖이 당혹스러워했다. 재단 관계자는 “박 후보가 묘역을 참배한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며 “오후 2시에 온다고 보도됐는데 새누리당 측은 11시40분에야 전화를 걸어 ‘묘역을 방문하고 권양숙 여사를 뵙고 싶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묘역 주변에서는 박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한 남성은 ‘참 나쁜 후보의 선거운동 일환으로 계획된 참배를 단호히 반대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다가 박 후보 지지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김나래 기자, 김해=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