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선대위, 중도 개혁인사 주축 새판짤듯

입력 2012-08-21 19:19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공식 활동 첫날부터 광폭 행보에 나서면서 추석 전후로 출범할 선거대책위원회 인적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대위 면면은 외연 확대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박 후보의 변화 의지가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 후보는 경선 캠프를 꾸릴 때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함께한 인사들을 중용했고 “써본 사람만 쓴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본선 선대위 구성은 달라져야 한다. 비상대책위원회 인선 때처럼 필요하다면 ‘삼고초려’ 해서라도 다양한 인물을 모셔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20일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대위를 구성할 생각이다. 한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과는 중도 보수 진보 따지지 않고 함께 갈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개혁 성향이 강한 중도층 인사 영입에 상당히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 캠프를 보완하는 형식이 될지, 아예 새 조직을 구성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후자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주도로 인적 구성에 큰 변화를 줘서 새 판을 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지역 세대 계층 이념을 넘어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고, 심재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천하 인재를 고루 발탁해야 대선 필승 가도를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후보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경선 캠프와는 다르게 당 역량을 총동원하는 ‘매머드급’ 규모로 차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인사 영입과 함께 당내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이 박 후보를 도와 역할을 맡을지도 관건이다. 박 후보는 경선을 완주했던 김문수 경기지사,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조만간 오찬 회동을 갖고 대선 과정에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앙금이 남아 있는 이재오 의원, 정몽준 전 대표와의 만남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대위 참여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선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던 친박 구주류 인사들의 합류 여부도 관심거리다. 박 후보를 비판하며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알려진 유승민 의원은 선대위 구성을 주도할 대선기획단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후보에게 힘을 보탠 김무성 전 원내대표 역할론도 거론된다. 이혜훈 최고위원과 진영 전 정책위의장이 동참할지도 주목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