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되어 날아 오른다… 기성용, 태극전사 10번째 프리미어리거로

입력 2012-08-21 19:22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의 운명이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잘라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가 기성용(23·셀틱)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이제 팬들의 관심은 다른 쪽으로 쏠리고 있다. “기성용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스완지시티는 1912년 영국 웨일스 스완지를 연고로 창단됐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해 11위에 올랐다. 스완지시티는 잉글랜드에서 별종으로 통한다. 스페인처럼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보면 FC바르셀로나를 많이 닮았다. 그래서 별명이 ‘스완지셀로나(스완지시티+FC바르셀로나)’다.

한 위원은 스완지시티의 ‘팀 컬러’에 대해 “2007년 사령탑에 오른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이 ‘점유율 축구’의 기초를 놓았다. 이후 현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까지 3명의 사령탑이 이를 계승해 발전시켜 왔다.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는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과 함께 ‘점유율 3걸’에 올랐다”고 밝혔다. 스완지시티처럼 작은 클럽이 일관성 있는 플레이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교한 기술 축구를 추구하는 스완지시티는 오래 전부터 기성용을 눈여겨봐 왔던 것으로 보인다. 키 1m86, 몸무게 75㎏의 기성용은 거친 ‘몸싸움 축구’보다 패스 위주의 세밀하고 창조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기본기와 패스 능력이 좋아 ‘뻥 축구’도 하지 않는다. 덴마크의 전설적인 스타 출신인 라우드럽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이번 시즌 스완지시티의 미구엘 미추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붙박이 출장이 유력하다. 그러면 남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는 두 개. 기성용은 이 자리를 놓고 레온 브리튼, 조나단 데 구즈만과 다툴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은 “기성용이 100% 선발 출장을 할 순 없겠지만, 과거 박지성이 맨유 시절 한 자리를 놓고 팀 동료 5∼6명과 경쟁했던 것보다는 상황이 훨씬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21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광주 출신 메달리스트 환영행사에서 “이적은 할 것이고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며 “스완지시티는 조직력이 있고, 작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 기대되는 팀 중 하나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편 기성용의 이적료에 관해 닐 레넌 셀틱 감독은 21일(한국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완지시티와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의 이적료로 논의 중이다. 좋은 거래임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600만 파운드는 박지성(QPR)을 포함해 그동안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9명의 한국 선수가 기록한 이적료 중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