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얼 퍼거슨·폴 크루그먼, 세계적 학자들 뜨거운 논쟁

입력 2012-08-21 18:50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의 뉴스위크 기고문이 미국에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퍼거슨은 ‘금융의 지배’ ‘시빌라이제이션’ 등의 저서로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문제가 된 퍼거슨 교수의 글은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 표지에 ‘버락은 떠나라:우리에게 새로운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이 글에서 퍼거슨 교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이 재정 적자에는 한 푼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의회예산국(CBO)과 관련 상임위원회가 추산한 바로는 2012년부터 10년간 1조200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퍼거슨 교수는 또 2017년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그래프로 보여주며 “과거 4년간 지도자의 경제·재정 정책 실패가 지정학적인 결과를 불러왔다”고 비난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핵심 전략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조지 W 부시와는 다르다는 연설만 하면 된다고 믿은 것은 아마도 미숙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부추김 때문일 것”이라고 썼다.

‘미숙한 노벨상 수상자’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를 지칭한다. 발끈한 크루그먼은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웹사이트에 개설된 자신의 블로그에 ‘뉴스위크의 비윤리적인 논평’이라는 제목으로 “CBO와 관련 상임위는 사실 건강보험 개혁으로 재정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며 “퍼거슨과 뉴스위크는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경제 분석이나 이념 논쟁이 아니라 사실 왜곡에 관한 지적”이라고 밝혔다. UC버클리대 브래드 드롱 교수도 “퍼거슨은 (뉴스위크 기고를) 관둬야 한다”고 비난했다.

퍼거슨도 곧장 자신의 블로그에 “CBO는 실제로 세금이 더 들어간다고 적었다”며 “폴, 애썼다”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슬레이트·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자들도 퍼거슨의 중국 추월 추론이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허핑턴포스트는 뉴스위크가 퍼거슨의 글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