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마트폰 3000만명 시대 부작용 막을 대책은
입력 2012-08-21 18:34
스마트폰 국내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었다. 국민 5명 중 3명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2009년 11월 KT가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온 지 2년9개월 만이다.
1946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에커트와 J W 모클리가 만든 세계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은 진공관이 1만8000여개나 사용되고 무게가 30t에 달해 20평 공간에 꽉 찰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진화를 거쳐 1981년 IBM이 개인용 컴퓨터를 내놨고 PDA(개인휴대단말기)에 이어 2007년 6월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휴대전화 속에 컴퓨터 기능을 넣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손 안의 컴퓨터’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우리 삶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시간·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된 ‘유비쿼터스 환경’이 가능해졌다. 이동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음악 감상과 TV 시청, 이메일 전송,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폐해도 적지 않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음란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은 심각한 문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도 34.2%에 달해 그렇지 않다는 답변(30%)보다 많았다. 미국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연구결과는 트위터와 이메일에 중독된 정도가 술·담배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은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은 마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실제 스마트폰에 중독된 유아는 정상적인 아이보다 우측 전두엽 활동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또한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사회성이 결여돼 대인기피 증상을 보이거나 ‘은둔형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 운전 중이나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교통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보행 중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다 사고를 당한 사람이 1152명으로 7년 사이 4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최근엔 스마트폰 해킹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광진경찰서는 스마트폰을 해킹해 휴대전화번호 44개를 도용한 뒤 소액결제하는 수법으로 900여만원을 챙긴 30대 남자를 불구속 입건했다. 스마트폰은 문명의 이기임에 분명하지만 경우에 따라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