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주년] 교역 연간 2206억 달러… 수교 후 2012년 상반기까지 무역흑자 2955억 달러

입력 2012-08-21 18:32


오는 24일이면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수교한 지 꼭 20년이 된다. 그동안 양국 사이의 인적·물적 교류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증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수교 첫해인 1992년 13만명에 불과했던 양국 사이의 방문객은 지난해 670만명에 달해 52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출국한 우리 국민 3명 가운데 한 명꼴로 중국을 방문한 셈이다. 양국 사이의 교역액(KOTRA 자료)은 92년 64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206억 달러로 35배 늘었다. 이제 양국간 인적 교류와 교역에 있어서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때다.

한·중 수교 20년 동안 대중국 수출은 1992년 26억5000만 달러에서 2011년 1341억6000만 달러로 50배 늘었다. 수입은 37억 달러에서 864억 달러로 23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교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대중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은 2955억 달러에 달했다. 그동안 한국 전체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은 2504억 달러로 대중 흑자 규모의 85% 정도였다.

대중 직접투자는 1992년 말 2억600만 달러(271건)에서 2012년 3월 말 현재 누계 369억 달러(2만2000건)에 달했다. 금액면에서 180배, 건수면에서 80배 각각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무역과 투자가 동시에 급증한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21일 중국 진출 한국 기업 320곳과 중국 기업 502곳 등 총 822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은 55.6%가 향후 한·중 관계를 “협력동반자”라고 답해 “경쟁자”(42.2%)란 응답보다 높았다. 중국 기업의 경우 “동반자”(69.5%)란 대답이 “경쟁자”(29.7%)보다 배 이상 많았다.

중국 기업들은 향후 아시아에서 중국에 가장 중요한 국가를 한국(41%), 일본(30.9%), 인도(15.3%), 아세안(11.2%) 순으로 답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중국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82.2%로 압도적인 1위였고 이어 아세안(8.8%), 인도(6.6%) 순이었다.

◇한·중 교역 향후 대책은=우선 양국의 신산업 정책이 아주 비슷한 것과 관련해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의 신성장동력산업과 중국의 7대 신흥전략산업이 상당 부분 중복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양국 기업 간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임금이 비싼 우리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역내 국제분업 구조를 본격 모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중국 주력 수출품목 중 중국 시장 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우리의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고착화되자 무역불균형 해소를 통상 현안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수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장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내수시장 개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상공회의소 역할을 하는 중국한국상회(中國韓國商會)가 지난해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은 그 첫째 요인으로 내수시장 개척을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을 고려해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할 만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즉 중서부개발, 동북진흥 등에 맞춰 동부 연안에서 잃어버린 경쟁 우위를 보강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우리가 중국 정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촉구해야 할 사항도 있다. 외자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 보장이 그것이다. 중국 지방정부는 로컬 기업에는 업종별로 세제금융상 지원을 제공할 뿐 아니라 외자기업을 관행적으로 차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주중 한국대사관 김영삼 상무관은 “구매력을 갖춘 지역 중 우리 상품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성·시별로 내수시장을 개척해야 할 단계”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우성규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