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사가 아사드 퇴진 시기상조라니”
입력 2012-08-20 19:53
시리아 반정부단체인 시리아 국가위원회(SNC)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논하기에 시기상조라고 말한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평화특사에게 19일(현지시간) 사과를 요구했다.
SNC는 “아사드에게 시리아 사회를 파괴할 시간을 주는 것은 인권과 평화에 반하는 것으로, 평화 특사로서의 임무와 관련해 어떤 시리아인과도 상의하지 않은 브라히미 특사가 사과하기를 기대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시리아 사람들이 흘린 피와 자기 결정권을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임명된 브라히미 특사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해 아사드에게 퇴진 요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 코피 아난 특사가 “시리아 통치자는 떠나야 한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논란이 일자 브라히미 특사는 진화에 나서는 한편 SNC에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임무와 관련해 어떤 말을 하기에 이르다는 것이지 아사드 퇴진이 이르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명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 (유엔과 아랍연맹 본부가 있는) 뉴욕이나 카이로에 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전 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감시단은 이날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아난 전 특사의 제안으로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맺어진 정전 협정이 제대로 발효되지 않은 상황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브라히미 특사는 프랑스24 TV와의 인터뷰에서 “이웃끼리 혹은 형제끼리 죽이는 가장 잔혹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내전을 종식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소 106명이 시리아에서 사망했다. 무장하지 않은 시민 58명, 반군 15명, 이탈 군인 5명, 정부군 28명이 죽음의 리스트에 기록됐다. 정부군이 병원과 약국을 목표로 공습하는 등 인권 대참사를 일으키고 있다고 SNC는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