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세기의 소송’ 24일 판가름
입력 2012-08-21 00:17
삼성전자와 애플 간 ‘세기의 특허 소송’이 종반을 향하고 있다. 전 세계는 승자가 누구건 IT업계에 엄청난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이라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증인신문을 끝으로 3주간의 법정 싸움을 끝내면서 재판에 참여한 9명의 배심원이 할 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20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21일 변호인 최종 변론이 끝나면 배심원 평결은 24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이날 1심 판결이 나온다.
변수는 있다. 루시 고 판사가 양측 최고경영자끼리 전화 협상을 진행하라고 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가 20일 직접 전화통화로 최종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폭로전으로 치부가 드러난 마당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분위기다. 앞서 18일에도 양측이 고 판사의 명령에 따라 제소 특허 수를 줄이기 위해 협상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결국 공은 배심원 9명에게 넘어갔다. 배심원들은 고 판사로부터 평결문과 주문사항 등을 전달받은 뒤 양쪽 주장을 참작해 손해배상이나 로열티를 누가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패소한 기업은 손해배상에 따른 금전적 피해는 물론 ‘카피캣(모방)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지원해 온 구글은 이미 평결 이후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모토로라의 특허 7건을 애플이 침해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이다. 씨넷은 삼성전자의 패소를 염려하며 구글이 안전장치 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양사가 사안별로 부분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애플은 디자인 특허, 삼성전자는 3세대(3G) 특허가 유리하다.
이번 본안 소송이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배심원이 만장일치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이번 재판은 무효가 돼 다시 지루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또 평결이 나와도 패소한 쪽에서 항소할 가능성이 커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