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미국에 간 까닭은?… 위기 상황 선제 대응 美 시장 긴급 점검

입력 2012-08-20 21:28


정몽구(74·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일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 전용기 편으로 출국한 정 회장은 로스앤젤레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과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등을 둘러보며 일주일간 체류할 예정이다. 특히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신형 싼타페가 8월 말 혹은 9월 초 미국 시장에 새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를 독려하려는 목적도 있다.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지난해 6월에 이어 1년2개월 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대한 선제 대응과 제값 받기 노력을 통한 내실 경영 지속이 미국 시장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실제 유럽발 경제 위기 영향이 미국 시장으로 옮겨 붙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실적 악화를 우려한 미국 유럽 일본 카메이커들은 너나없이 미국에서 인센티브(차값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정보전문 에드몬드닷컴은 올해 1∼7월 미국 자동차업체의 평균 인센티브가 2173달러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는 인센티브 제공을 1000달러 아래로 묶어두며 6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의 차값을 오히려 25.5% 인상하는 등 고가 정책을 쓰고 있다.

정 회장이 미국 긴급 점검에 나선 보다 직접적 요인은 일본차의 회복세다. 도요타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대량 리콜사태 여파로 7%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7월까지 121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8.3% 성장을 기록했다. 혼다와 닛산도 각각 18.9%와 14.7% 성장했으며 특히 도요타와 혼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이 쏘나타 및 K5와 맞붙는 중형차 부문에서 무서운 기세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현장 경영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에는 세계 경기 침체의 진원지인 유럽을 방문해 선제적 위기 대응책을 주문했고, 지난 6월에는 기아차 중국 3공장 기공식에도 참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해외 순방에 대해 “웬만한 중국 일정은 1박2일이나 당일치기일 정도로 현장 경영에는 이골이 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